대전에 있는 이응노 미술관을 다녀왔다.
LEEUNGNO MUSEUM
고암 이응노 기념관으로 유럽에 고암을 알리는 중심지이자, 조국을 그리워하던 고암의 마음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고암의 집이기도 하다.
www.leeungnomuseum.or.kr
때마침 이응노 화가와 김창열 화가의 공동 기획전이 진행되는 기간 중이었다. 둘 다 잘 모르지만, 대가들의 모임에 기분이 들떴다. 김창열 하면, DJ DOC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나였다. 한국 작가에 대해 잘 모르는 무지를 조금이라도 벗어볼 좋은 기회라 생각되었다.

파리를 무대로 활동했던 이응노와 김창열은 문자를 회화의 핵심 요소로 도입하면서도 이를 다루는 방식에서는 서로 다른 전략을 보여주었다. 두 작가는 1957년 조선일보 주최 《제1회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서 각각 동양화부와 서양화부로 초대되며 이름을 알렸고, 그 후 국제 무대로 활동을 확장했다. 특히 1965년 제8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서 이응노는 초기 문자추상 작품 <구성>(1960)으로 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고, 김창열은 <제사>(1965)를 통해 물방울 시리즈 이전의 강렬한 회화적 실험을 선보였다. 1958년 이응노가, 1969년 김창열이 각각 파리로 건너간 이후, 두 작가는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국내 언론에 ‘재불 화가’로 종종 함께 언급되었다. 파리 화단의 한국인으로서 이들은 동양적 사유를 근간으로 특히 한자를 활용해 문자의 조형적 전환을 시도하는 한편, 그 문화적 기반을 회화적 언어로 확장했다.
-전시회 소개글 중에서
이응노 미술관은 관람객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개인 미술관에 이 정도 인원이 모이는 것이 신기했는데, 같이 동행한 지인에 의하면 날씨 탓도 크다고 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사람들은 시원한 곳으로 몰리고 있다고. 그리고 가족이나 연인들은 백화점이나 미술관, 박물관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즐겨 찾는다고 했다.



그들의 작품에는 동양적인 색채가 주를 이루었다. 수묵화와 한자의 활용은 초창기에 그들의 작품을 서방에 피력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도구는 진화를 이루어 작품에 더 몰입하게 해 주었다. 마치 아프리카의 조각과 가면이 신기한 외래문화를 떠나 진화를 이루어 큐비즘을 빛나게 했듯이, 그들의 작품도 재료를 잊고 작품에 빠지게 한다. 그들의 어떤 작품을 보아도 떠올릴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담은 채. 후에 누군가의 작품을 그들의 영향력과 영감을 떠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 한국에도 이런 작가들이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스스로의 무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이응노는 해방 이후 조선미술가협회 상임 위원을 역임한 화가이다. 1924년 김규진에게 묵화를 사사한 이후 1944년까지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과 특선에 올랐다. 일본에 가서 일본 화법과 양화를 공부하였고 귀국 후에는 배렴·장우성 등과 단구미술원을 조직하여 동인전을 가졌다. 1958년에 파리에 정착했는데 반공법으로 투옥되었다가 특별 사면된 후 프랑스에 귀화하였다. 1981년부터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투쟁을 주제로 삼은 ‘시위 군중’ 소재의 대대적인 수묵화 연작에 열중하였다. 2007년에 대전에 이응노미술관이 개관했고 2012년에 대전시와 위·수탁 협약이 체결되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의 현대미술 대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 좋은 하루였다. 미국의 수많은 박물관들을 둘러보게 되면, 대부분 결국 유명 화가들의 작품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많은 현대 음악가들의 새 작품이 쏟아져 나와도, 바하, 쇼팽, 모짜르트, 베토벤 등의 고전 음악 연주회에 쏠리는 이유와 비슷할 수 있겠다. 익숙하고 편한 것에 집중하는 그 루틴의 벽을 뚫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두 명의 한국 대표 현대 미술가의 대표 작품들에 온전히 몰입해서 관람할 수 있었던 오늘은 충분히 축복된 하루였다.
https://youtu.be/vH6jnnavW5Y?si=oyC-t5XPCiinSWSX

미술관 관람이 너무 좋았기에, 마침 옆에 위치한 대전시립미술관에도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갈 만한 곳이 가까운 곳에 몰려 있다는 것은 관광객의 입장에서 정말 행복한 동선이었다.
그러나 대전시립미술관은 휴관이었다. 다음 주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전시회로 인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중섭이라니.... 아...
큰 기회를 놓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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