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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010. Maus: Survivor's Tale - Art Spiegelman

TMLove 2025. 10. 17. 11:00

 

2019년 발행된 <쥐 Maus> 1판 9쇄본를 읽다.

반드시 읽어야 하는 그래픽 노블 리스트에 항상 포함되는 <쥐>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이야기이다. 해충이며 혐오동물인 쥐라는 제목과 무거운 소재로 인해 한동안 기피해 왔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완결편이 300 페이지가 넘어 부담이 될만한 분량이었지만 다행히 한글판을 구해 완독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영문판으로 읽었다면 쉬엄쉬엄 읽느라 몇달은 걸리지 않았을까.

 

 

 

 

작가 아트 슈필게만 Art Spiegelman 는 미국의 작가이며 일러스트레이터이고, <RAW> 매거진의 공동 창립자이다. 1992년 <쥐 MAUS>로 퓰리처상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아트 슈필게만은 폴란드계 유태인 아버지인 블락덱 슈필게만의 인터뷰와 회고를 바탕으로 이 만화를 구상한다. 그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음에도  홀로코스트의 참상의 생존자였다. 그는 아버지의 회고과 자신의 일기를 번갈아 가며 그려내어 당시의 참상과 전쟁을 경험한 아버지 세대와 자신의 세대간에 겪는 갈등과 고민을 가감없이 그려냈다.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은 이렇다. 그의 아버지 블라덱과 친어머니 아냐는 나치가 폴란드 침공을 함으로써 그간 누려왔던 풍요로웠던 삶을 빼앗기고 최악의 삶을 경험하게 된다. 둘은 수용소에서 강제로 헤어졌고 강제 노동에 처해지게 된다. 매일 벌어지는 유대인 학살 속에 가족들과 친척, 지인들이 사라져 가는 와중에도 블라덱은 유연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꿋꿋하게 버티며 생존해 나가며 사랑하는 아내를 다시 만나기를 꿈꾼다. 전쟁 후에 둘은 극적으로 상봉하여 미국으로 이민을 했지만, 전쟁을 통해 겪었던 참상의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했던 아냐는 자살을 했고, 블라덱은 그 고통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간다. 

 

결말의 마지막 장면

 

부가적으로 챕터마다 첨부되는 현실의 에피소드들은 극악한 짠돌이며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고 모으는 아버지와 그것을 이해하고 싶으나 이해하기 어려운 자녀의 모습들이다. 전쟁 속에서는 상한 음식도 먹어야 했고, 음식을 싼 종이라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어야 했다. 편지지 대용 등으로 활용 빈도가 많았으니까. 모든 것을 고쳐써야 했으며, 한눈을 팔면 물건은 빼앗겼고, 방심을 하다가는 죽임을 당했다. 그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했던 아버지는 이후로도 절대 음식을 버리지 않았고, 한푼도 허투루 쓰지 않았으며, 먹다남은 시리얼도 이제 필요없다며 반품하고 다른 물건으로 바꿔올 정도로 뻔뻔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도,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안하무인한 언행도 서슴치 않게 했다. 그는 오직 가족의 안위만을 생각했다. 그런 전쟁을 겪고, 누구도 믿지 못했던 현실을 경험했던 삶을 돌아보니, 이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구두쇠인 블라덱의 모습을 알 수 있던 한 에피소드

 

 

등장인물들은 인종별로 다른 동물로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의인화시킨 것이 당시의 참상을 그나마 차분하게 지켜볼 수 있게 했다.  

또 이 방식으로 인해 초중학교 학생들도 접근이 용이하게 만들었다. 

 

유대인 쥐 (Mice) 나치가 유대인을 ‘해로운 쥐’로 비유한 기록을 바탕으로 그림 (아래 사진 참조)
독일인 고양이 (Cats) 쥐를 사냥하는 포식자
폴란드인 돼지 (Pigs) 중립적이지만 이익을 위해 배신하기도 함
미국인 개 (Dogs) 해방자

 

 

나는 동물중에 쥐를 가장 징그럽게 여긴다. 미키 마우스도 좋아하지 않는다. 픽사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도 소름이 돋는 것을 참아가며 겨우 보았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쥐는 그런 개인적인 선입견에도 혐오스럽지 않았다. 함께 침통해 했고, 좌절했고, 응원했다. 이 어둠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과는 또 다른 슬픔이었다.  

 

간접경험임에도 무거워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우리의 역사에도  일제의 침략으로 당했던 시기가 있었기에 공감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읽다보면, 일본과 독일, 어느 나라가 더 지독했던 가에 대해 쉽게 표를 던지기 어려울 정도였다. 둘다 인간이기를 포기했던 나라였고 시대였다.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알지 못했다가 영화 <쉰들러 리스트>와 <라이프 이즈 뷰티풀> 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이 그래픽 노블로 인해, 당시의 참혹함과 피해를 더 이해할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들과 겹쳐 보였다. 전쟁, 인종차별과 부당함, 학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행해지던 그 때.  그들의 처절한 생존과 생명력을 보니, 살아남은 것으로도 경이롭고 위대했음을 알았다. 뉴욕 공립 도서관 선정한 125권의 애독서에 이 책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타당한 선정이었다. 

 

오프닝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