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Hrs to 2 Wks - (P)oetry 시

P005.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TMLove 2025. 4. 30. 21:50

 

...

그대와 운주사에 갔을 때

운주사에 결국 노을이 질 때

 

왜 나란히 와불 곁에 누워 있지 못했는지

와불 곁에 잠들어 별이 되지 못했는지

 

-<후회> 부분 발췌

 

4월에 읽는 시집으로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을 골랐다. 

2012년 개정판 8쇄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저

 

 

잘 알려진 시집 중 하나이기도 하고 학창 시절 몇번 읽은 기억이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찬찬히 읽다보며 드는 생각은 동시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화자는 순진함과 순수함으로

나의 감상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여리고 천진하지만 고뇌에 빠지는 모습은

알퐁스 도데의 <별>이라던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테오도르 슈토름의<호수>에 등장하는 

사랑과 세상을 알아가는 젊은 청년을 닮았다.

 

...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들을 바라본다

 

-<고래를 위하여> 부분 발췌

 

어떻게 보면 7080시절의 유행가 가사 같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을 때

너의 어깨에 기대어 마음놓고 울어보고 싶을 때

너와 약속한 장소에 내가 먼저 도착해 창가에 앉았을 때

그 창가에 문득 햇살이 눈부실 때

...

-<윤동주의 서시> 부분 발췌

 

...

당신을 처음 만나고 나서 비로소

혼자서는 아름다울 수 없다는 걸 알았지요

사랑한다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 줄 알았지요

<리기다소나무> 부분 발췌

 

 

어떤 날의 <그런 날에는>, 박학기의 <향기로운 추억>, <계절은 이렇게 내리네>

귀기울이면 이런 노래들이 OST로  잔잔히 흘러나올 것 같다.

시집 곳곳에 숨겨 놓았을 것 같은 멜로디의 흔적은 운율이 되어 박혔다.

노래하듯 자신의 감정을 시어에 담고 싶었을까. 

시인은 세상을 밝은 빛으로 대했던 어린 왕자였을까. 

 

마음을 정리하고 보니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는 4월에 어울리는 봄바람같다. 

마음을 조금 흔들어대고 스쳐간다.

동요하지만,

발걸음을 돌리지는 않는다.

 

예전에 그런 시가 있었어

나를 흔들어 댔지

하지만, 예전만큼 흔들리진 않아 

여전히 아름답긴 하지만

 

성장통을 견뎌낸 나를 대견하다고 봐야 할까.

 

가장 마음에 닿은 시 하나를 골라

맺음말을 대신한다. 

 

 

 

네가 준 꽃다발을

외로운 지구 위에 걸어놓았다

 

나는 날마다 너를 만나러

꽃다발이 걸린 지구 위를 

걸어서 간다

 

-<꽃다발> 전문

 

 

 

https://youtu.be/Ayer6RzOBAU?si=QCrIm6PJWzpMZD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