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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12. 아몬드 - 손원평

TMLove 2025. 12. 11. 11:21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를 읽었다. (주) 다즐링에서 출판된 2024년 6월 초판 20쇄본이었다.

 

일반판 표지

 

 

어느 신문 기사에서 추천한 책을 기억했다가 구입했는데, 정작 그 기사의 내용이나 출처는 기억나지 않는다. 광고같은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어떤 부분이 인상에 남아 주문했는지조차 모르겠다. 읽는 와중에 판매 부수가 100만부를 넘긴 스테디셀러 임을 알게 되었다. 청소년 소설, 영 어덜트 YA 소설이었다는 것도. 물론 독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영어덜트 소설들은 대부분 장르소설이 많다. 문체도 쉽고 내용도 쉽게 읽힌다. 그래서 더 좋다. 다만,  나만 빼고 다 알고 있던 책인가 싶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점점 버거워진다. 

 

 

...엄마는 우주여행을 간다며 나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그런데 도착한 장소가 병원이다. 아픈 데도 없는데 왜 여기 왔느냐고 물어보지만 엄마는 답해 주지 않는다. 나는 차가운 어떤 곳에 눕는다. 허연 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띠띠띠. 이상한 소리가 난다. 우주여행은 시시하게 끝났다.  - 26p

 

 

소설의 내용은 이렇다. 아몬드처럼 생긴 뇌속의 편도체가 작아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괴물이라 불리던 소년 윤재는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그의 생일이었다. 중학교 마지막 생일날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도중, 세상을 중오하던 사람의 무분별 폭행사건으로 인해 할머니는 사망하고, 어머니는 식물인간 상태가 된다. 혼자가 된 윤재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헌책방을 맡아 생활하며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학교에서 폭력 전과가 있는 곤이와 엮이게 되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도라를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들을 통해 감정을 배우며 성장해 나간다. 

 

 

어딘가를 걸을 때 엄마가 내 손을 꽉 잡았던 걸 기억한다. ... 가끔은 아파서 내가 슬며시 힘을 뺄 때면 엄마는 눈을 흘기며 얼른 꽉 잡으라고 했다. 우린 가족이니까 손을 잡고 걸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반대쪽 손은 할멈에게 쥐여 있었다. 나는 누구에게서도 버려진 적이 없다. 내 머리는 형편없었지만 내 영혼마저 타락하지 않은 건 양쪽에서 내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덕이었다. 

-184p

 

 

스토리에 대한 아무런 사전지식없이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윤재의 유아 시절의 성장과정을 읽는 순간, 사이코패스의 탄생인가 싶었다. 죽음을 보아도 감정의 동요없는 모습은 스릴러 드라마의 전조였으니까. 자라는 과정과 감정의 표현을 말하는 사회적응 훈련을 어머니에게 받는 모습은 드라마 덱스터의 어린시절 느낌이었다. 그로부터 읽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윤재는 나의 선입견을 우습게  만들었다. 그는 정말 바르게 자랐다. 사랑을 받고 자랐고, 기억했다. 이 소설은 순수한 소년의 아픈 성장소설이었다. 

 

작가는 영리하게 스토리를 이어간다. 마치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챕터가 무수히 나누어지고 내용은 간결하고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기름기를 좌악 뺀 바삭한 삼겹살을 먹는 것 같았다. 작가는 영화연출 전공자에 각본과 감독을 했다고 한다. 요즘 영화들이 대부분 자극적이고 스케일이 크다보니, 이 소설은 단편영화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승전결이 분명하고, 해피엔딩이다. 

 

성장소설의 대표작인 데미안, 호밀밭의 파수꾼, 식스티 나인, 이런 책들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한국 소설 중에 주목할 만한 성장 소설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니,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아가미 등이 떠올랐다. 여기에 아몬드 가 추가되었다. 나도 최신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몬드는 일반판과 청소년판으로 출판되어 있었다. 청소년판에는 성적 표현이나 폭력적인 부분이 절제되어 있나 싶었는데, 표지만 다르다고 했다. 뭐 이 정도 수위라면 뭐라 트집잡기도 우습다. 

 

청소년판 표지

 

 

특별부록 외전 <상자속의 남자> 도 실려있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단편이다. 아몬드 본편이 윤재의 1인칭 시점으로 서사를 꾸려가는 것이었다면, 도라와 간접적으로 연관된 또 다른 삼자가 나타나 자신의 1인칭 시점으로 그들의 성장을 관망하는 내용이다. 이 소설 또한 사람마다의 입장 차를 다루고 있다. 선입견과 무관심, 어떤 선택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피해를 입은 자들에 대한 슬픔과 이해를 다루며 좋은 토론 거리를 제공한다. 이제 한국도 청소년 소설이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아마존에서 영문판이 팔고 있던데, 딸에게 읽어보라고 구입을 고민했다. 그런데 그녀의 나이엔 아직 이르다. 몇 년 좀 참고 있다가 그때 다시 추천해보아야 겠다. 

 

 

 

 

손원평 -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등단작인 『아몬드』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미국을 비롯한 30여 개국에 번역 수출됐다.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 『프리즘』, 『튜브』, 소설집 『타인의 집』, 어린이책 『위풍당당 여우꼬리』 시리즈를 썼으며, 장편영화 「침입자」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씨네21」 영화평론상, 제주4·3평화문학상, 일본서점대상을 수상했다. 『젊음의 나라』는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수상 : 2022년 일본 서점대상, 2017년 제주4.3평화문학상, 2016년 창비청소년문학상

-작가 소개 출처: 알라딘 북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8933239

 

아몬드 | 손원평

2017년 처음 출간된 이래 국내 종이책 기준 1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 셀러 『아몬드』가 절판기간을 거쳐 재출간된다. 강렬하고 새로운 2종의 표지로 청소년과 성인 독자에

www.aladin.co.kr

 

그리고, 이 소설에 어울릴 노래, Blossom Dearie의 They say it's spring을 들었다.

감정을 배우는 윤재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젠 봄이라고.

 

https://www.youtube.com/watch?v=zjYnlerktYw

Blossom Dearie - They say it's sp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