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면서도 강렬한 최면에 빠지는 듯한 이야기로 왓슨은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왓슨은 독자들이 이 엄청난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광적인 클라이맥스에 홀리도록 이야기를 몰고 간다.
- 커커스 리뷰
S.J. 왓슨의 [내가 잠들기 전에 Before I Go to Sleep]을 읽었다. 2014년 6월 RHK에서 출판된 1판 10쇄본이었다. 이 정도로 팔렸다는 것은 꽤 많은 인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구입한 지는 꽤 되었는데, 책장에 잠들고 있던 것을 찾아내어 읽었다. 페이지 수는 427. 만만치 않은 두께여서 각오를 다졌지만, 의외로 많은 시간을 쏟지는 않았다. 술술 읽히는 흥미진진한 페이지 터너 소설이었다.

몇 년 전부터 추리, 서스펜스, 스릴러 등을 망라해서 북 리뷰를 쓰고 싶은 계획이 있었다. '러니의 스릴러 월드'라는 네이버 카페에 가입되어 있는데, 정말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서 더욱 관심이 생겼다. 카페에는 글을 잘 쓰는 분들이 많았고, 그분들이 쓰는 북 리뷰와 칼럼의 수준이 높아서 자극을 많이 받기도 했다. 한 분야만 꾸준히 파면 이렇게 전문가가 되는구나 싶었다. 10만 시간 이상을 할애했을 것 같았다. 한 분야만 파지 못하고 이것저것 얇고 넓게 관심만 많은 나는 비벼볼 수조차 없었다. 카페의 영향을 받아 스릴러 소설들을 읽겠다고 이북과 하드커버, 페이퍼백을 잔뜩 구매하면서, 일 년에 몇 권 읽는 것도 허덕였고 리뷰는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의지의 차이인지, 관심의 차이인지, 어쨌거나 난 기준치 미달이었다. 그래도 뭐, 각자의 속도는 다른 거니까. 하고 변명과 위로를 스스로에게 던지며 살았다.
결국 구입의 속도가 독서의 속도를 한참 추월했다. 읽지 않은 스릴러 장르의 소장 권수가 백 권을 초과하자, 걱정이 되었다. 누군가가 보면 이건 장식이라고 생각할 게 뻔했다. 그럼 나는 고민하겠지. 내게 책은 과시의 용도나 나의 무지를 가리기 위한 가림막의 용도인 것일까 하고. 그건 아니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책이고 독서였고, 잠시 속도를 잃었을 뿐이라고. 근데 꼭 말뿐인 변명같이 들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일단 10%라도 먼저 읽어야겠다고, 천리길도 한 걸음이라며 몇 권의 책을 추렸다. 그중 첫 번째가 [내가 잠들기 전에]였다.
꽤 많은 작가의 이름을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S. J. 왓슨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작가가 있는데 모르는 작가가 많은 것도 당연하긴 했다. 의사였다가 짧은 소설 창작 과정을 이수하고 쓴 이 작품은 그의 데뷔작이라고 했다. 번역책이었음에도 작가의 필력이 좋음이 느껴졌다.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의 유지, 밀도 높은 흡인력을 매우 잘 녹여냈다. 그는 작가가 될 운명이었나 보다.
매일 밤 잠들면 기억이 리셋되는 컨셉은 영화 [50 First Dates]에서 경험했던 소재이다. 비슷한 소재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Groundhog Day]라는 영화에서 재미있게 보았었다. 그런데 이 상황을 서스펜스 드라마에 가지고 오니, 소름이 돋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그것이 본인인 경우에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녀는 기억상실증에 걸렸고, 그녀의 현재 남편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이 책은 그녀의 최근 3주간에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매일 아침 크리스틴은 자신의 기억이 사라져 있는 상태로 깨어난다. 20대 이후의 기억이 모두 지워지는 전향성 기억상실 때문에 옆에 누워 있는 남편 벤도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날, 크리스틴은 자신이 몰래 쓰고 있던 일기를 발견한다. 그 첫 페이지에 적힌 문장은 '벤을 믿지 마라'였다. 그리고 남편이 말하는 과거와 자신의 진료기록, 그리고 자신의 일기가 모두 일치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와중에 아침마다 비밀 일기를 찾아내 읽고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해 나간다. 자신을 비밀리에 치료하는 나쉬 박사 역시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상태이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무엇이 진실인지, 불안과 공포가 엄습한다.

불안감을 조성하며 층층 쌓아올리는 공포는 으스스하다. 영화화를 예상하고 썼는지, 장소 이동도 등장인물도 많지 않으나 짜임새가 높다. 이 정도면, 연극을 올려도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주인공 여성은 니콜 키드먼이다. 기회가 되면 영화도 꼭 보아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gZQK3JWM1ok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지만, 사실 주로 한국 초기 추리문학과 누구나 익히 아는 셜록 홈즈 시리즈, 괴도 뤼팽, 아가사 크리스티, 앨러리 퀸, 윌리엄 아일리쉬 정도만 읽었던 것 같다. 신간은 주로 일본 추리문학을 꾸준히 읽어 왔다. 또 그 대부분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긴 했다. 이쯤에서 편식을 끊어내야 할 때였다. 세상엔 정말 작가들이 많고, 좋은 작품들이 많다. 이 책도 그중 하나였다.
S.J. 왓슨
971년 영국 스타워브리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버밍엄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위를 받은 뒤 런던으로 건너가 병원에서 청각장애 아동들을 진료했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주말과 밤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소설을 써 왔다. 2009년 런던의 파버 아카데미에서 소설 창작 과정을 이수했고, 이 수업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데뷔작 《내가 잠들기 전에》이다. 이 작품은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등 42개국과 번역 계약을 맺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출간 즉시 그해 가장 유능하고 인기 있는 신인 작가에게 주는 '아마존 라이징 스타'로 선정되었고, 크라임소설작가협회상, 갤럭시 내셔널 북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2014년 리들리 스콧 감독, 니콜 키드먼과 콜린 퍼스 주연으로 동명 영화가 개봉하여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도 했다.
-작가 소개 출처: 알라딘 북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668163&start=pcsearch_auto
내가 잠들기 전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 | S. J. 왓슨
2011년, 등장과 동시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전 세계 스릴러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S. J. 왓슨의 데뷔작. 영국의 파버 아카데미에서 평범한 소설가 지망생으로 글을 써오던 작가는 데
www.aladin.co.kr
이런 소설과 어울리는 노래를 과연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이 떠올랐다. 그 분위기와 가사가 이 소설과 신기하게 맞아떨어진다. 이것 참, 앞으로 이 노래를 듣게 되면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처럼 살짝 소름이 돋을지도 모를 일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wrpc2ewC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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