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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25. 좁은 문 - 앙드레 지드

TMLove 2026. 5. 3. 09:30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을 읽었다. 2000년 12월 청목에서 출간한 1판 1쇄본이었다. 

 

 

 

[좁은 문]은 194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앙드레 지드의 대표작이다. 다 읽고 나니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가 청소년 시절이었는지, 대학 시절이었는지, 사회 초년생 시절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가만 보면, 나는 대부분의 책들에 대한 기억의 소회를 기억나지 않는다고 습관처럼 말하고 있다. 거의 기억 상실의 수준이다. 나의 뇌는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기억을 소멸시키는 기능이 내재되어 있는 모양이다. 확실한 것은, 앙드레 지드의 책은 좁은 문만 읽어 보았다는 것이다. 유명한 저서로 [전원 교향악], [배덕자] 등도 있는데, 다른 책들은 손도 댄 기억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아는 것은 그뿐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린 시절 만난 제롬은 연상인 알리사를 만나 깊은 애정을 느끼며 약혼한 것과 같은 관계가 된다. 알리사는  어머니의 불륜을 목격한 뒤 인간적 사랑을 죄악시하며 종교적 순수성을 추구한다. 제롬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욕망으로 여기며 스스로 억누른다. 그리고 그녀의 동생 줄리엣이 제롬을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된다. 알리사는 제롬과 줄리엣을 이어주려 하지만 실패하고, 제롬은 알리사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고 오해한다. 사랑을 이룰 수 없던 줄리엣은 결국 사랑하지 않던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여러 자녀를 낳으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알리사는 제롬과의 거리를 두고 세상과도 단절하며 금욕적인 삶에 몰두하며 살다가 병에 걸려 사망한다.

제롬은 그녀의 죽음 후 전달받은 그녀의 일기를 읽고, 알리사가 자신을 깊이 사랑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10년 뒤 줄리엣을 다시 만나게 되지만, 서로의 사랑은 지나간 것이며 되돌릴 수 없다는 것만 확인한다.

 

 

 

사춘기 시절에 만난 사랑하는 남녀가 금욕주의와 인간적 욕망 사이의 갈등에 빠져버린 성장소설이다.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 보는 성장소설은 또 느낌이 새롭다. 설령 예전 감상을 기억해내지 못하더라도 그때의 나의 감정 상태를 유추해 보게 된다. 언제나 철이 없고 어리석었던 순간들이 엮여 주인공에게 몰입하면, 결단의 시간에 보여주는 우유부단함에 좌절한다. 주인공들은 죄다 왜 이 모양인 건가… [좁은 문]은 많은 사건들을 편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편지나 일기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의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좁은문]은 과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렇기에 좀 순한 맛의 성장소설이었다. 예전에 애독했던 성장소설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데미안, 호밀밭의 파수꾼, 상실의 시대, 연금술사, 식스티 나인,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같은, 내 청춘과 함께 불타올랐던 소설들을. 

 

현재 소장하고 있는 청목 출판사의 스테디북스 시리즈 [좁은 문]은 독자 대상을 청소년으로 잡은 것 같다. 순화해서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 깊게 사랑을 했다는데, 두 번 정도의 간단한 키스 장면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것이 인각적인 욕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소설의 전반이 죄다 금욕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밖에 생각하게 만드는 비대칭적인 내용이다. 그리고 이 번역판은 중간중간 어렵다고 고려한 단어들에 관해 주석을 달았다. 오히려 어렵다고 느낀 단어에는 주석이 없고. 이 정도도 모를까 싶은 단어에 주석이 있는 것을 보고 실소를 머금긴 했다. 예를 들면, 몽상, 숭배 같은 수준의 단어들이다. 중고생들의 어휘력 수준이 예전보다 하향 조정되었다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요즘 같아선 남보다 내 걱정을 먼저 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하나 더… 왜 이 출판사는 [좁은 문] 제목에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좁은 문에 들어가기란 너무 힘들기에 제목에서조차 자간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게 만든 것인 걸까? 

 

 

 

앙드레 지드 (André Paul Guillaume Gide)
문학의 여러 가능성을 실험한 프랑스 소설가. 프랑스 문단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어 20세기 문학의 진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사전꾼들』을 발표해 현대소설에 자극을 줬다. 주요 저서로는 『좁은 문』 등이 있으며 194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셰익스피어, 에머슨, 니체, 루소 등 수많은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몽테뉴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고 “그에게 완전히 빠져들어 그가 바로 나 자신인 것 같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수상록』에서 교훈이 될 만한 글을 발췌하여 자신의 시선으로 해석한 선집을 남겼다.

-작가 소개 출처: 알라딘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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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42 | 앙드레 지드

노련한 이야기꾼인 작가는 곳곳에 독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는 금욕주의의 정당함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며 추론하게 만든다. 완전한 사랑을 향해 나아가려고 애쓰는 두 사람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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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고 가슴 아픈 사랑 노래가 어울릴 소설이라서 Let It Be Me를 선곡했다. 북유럽의 재즈 디바, 잉거 마리(Inger Marie Gundersen)가 부른 버전이 특히 좋았다. “I bless the day I found you…”

 

https://www.youtube.com/watch?v=prHTXGvDN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