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Hrs to 20 Days-(B)ooks 소설과 논픽션

B024. 봉순이 언니 - 공지영

TMLove 2026. 4. 30. 09:20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를 읽었다. 도서 출판 푸른 숲에서 2002년 10월에 펴낸 초판 43쇄본이었다. 

 

1998년 「동아일보」 연재 때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장편소설로,
2017년 지금까지 16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이다.
주인공 '짱아' 집에서 식모살이를 했던 봉순이 언니의 굴곡진 삶과,
그녀를 통해 세상과 만나고 성장한 짱아의 이야기가
60~7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여 72개의 꼭지로 나뉘어져 있는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출판사 서평 중

 

 

 

 

공지영의 소설은 [고등어]와 [인간에 대한 예의] 이후 처음이었다. 한때 에세이 [수도원 기행]에 반해 그녀의 글에 푹 빠졌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다른 저서들도 구입했었는데, 글솜씨에 주눅이 많이 들까 봐서, 내용이 너무 어둡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힘들까 봐서, 이런저런 여러 이유를 들어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을까. 페미니즘 문학으로 알려지고,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과 이해가 점점 이상하게 변해 말을 꺼내기가 불편한 사회가 되었다. 게다가 작가의 이런저런 언행 논란으로 인해 많은 질타를 받았고, 이슈들을 몰고 다니다 보니, 가까이하기가 더 어려웠다. 그렇다고 마냥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하는 것도 난감했다. 가뜩이나 좁은 책장에, 책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분량의 서적을 모셔두기만 할 수는 없었다. 비슷한 이유로 이문열의 저서도 함께 늘어놓으니 책장 한 칸 분량이었다. 한 번도 안 읽고 처분한다는 것은 잡서가 아닌 이상,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고민하다가  제일 촌스러운 제목을 골랐다. [봉순이 언니]. MBC 방송 프로그램 '책을 읽읍시다'에서 선정되었던 책 중 하나로, 초베스트셀러였던 책이었다. 먼저 이 책을 읽고 판단하자고 생각했다.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40여 세의 주인공은 어머니와 대화하다가 개장수와 눈이 맞아 아이 넷을 버리고 도망친 봉순이 언니의 근황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짱아라고 불리던 5살 때 처음 만난 봉순이 언니를 떠올린다. 가난한 집에 살다가 의붓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예닐곱 살에 가출을 하기도 했고, 숙모에 의해 버려졌다가 짱아 엄마가 식모로 삼기 위해 데리고 왔던 언니였다.  짱아에게 봉순이 언니는 친구였고, 언니였고, 엄마였었다. 60~70년대 고도성장 시기를 보내던 한국이었으나 봉순이 언니는 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일만 했다. 그러다가 열일곱에 세탁소 총각에게 순정을 바치고 사랑의 도피를 했으나 임신한 상태로 남자에게 버려졌다. 낙태를 하고 다시 식모살이를 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가 한참 많은 남자와 맞선을 보고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남자는 큰 병에 걸린 상태였고, 결국 애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 병사하고 만다. 홀로 남아 아이를 키우며 평탄치 않은 삶을 살던 봉순이는 다른 남자를 만나 또 아이를 낳고 노동착취를 당하는 일을 번복했고, 그러다가 급기야 개장수와 눈이 맞아 떠났다고 했다. 

 

 

 

 

그녀가 원한 것은 허황된 것이 아닌 사랑뿐이었다. 그 온전한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기가 참 벅찬 삶이었다. 그녀가 그녀의 부모가 했듯이 자식을 버리는 일을 할 줄은 몰랐으나, 돌을 던지기는 주저하게 된다. 소외계층이 많았고, 여성 차별이 많던 시대였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노동착취가 빈번하게 벌어졌으나 묵인되고, 인권은 무시되던 암울하던 시대였다. 90년대에 여성 차별에 관해 다룬 소설이 흔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거의 없었으니 이 작품이 회자되고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아닐까. 기억하는 것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그 후로 이십 년 가까이 지나서 등장했다는 것 정도. 

 

책을 구입한 지 한참이 지났기에 종이색이 누래져 있었다. 천연펄프를 절약하자는 의미에서 재생종이를 사용했다고 써 있는 걸 보면, 처음부터 빛바랜 갱지 같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질감이 좋고 넘김이 좋았다. 종이가 너무 밝지 않아 눈부시지 않고, 고서를 읽는 느낌도 들었다. 어쨌든,  200여 페이지의 책은 술술 읽혔다. 다섯 살 아이로 돌아가 그때의 기억을 더듬는 것을 세심하게 그려냈다. 책의 내용은 그녀의 자전적 성장소설로 그려졌는데, 지금은 벌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사건들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섯살 아이가 표현할 수 없는 어려운 문장들을 쓰는 것을 보면, 가끔 화자의 입장이 다섯살의 선상에서 보는 것인지 40대 여성의 위치에서 말하는 것인지 의문스러운 경우도 있었으나,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녀의 스토리텔링에 또 감복하여 슬그머니 이 책을 다시 꽂아넣었다는 것. 그리고, 그녀의 다른 책들도 일단 다 읽어 보자고 마음먹었다는 것.

 

 

소장하고 있는 초판 디자인

 

공지영

1988년 〈창작과 비평〉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89년 첫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를 출간했고, 1993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로 ‘공지영 신드롬’의 시작을 알렸다. 연이어 대표작이자 베스트셀러들을 발표했는데 『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 『착한여자』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즐거운 나의 집』『도가니』 『높고 푸른 사다리』『해리』『먼 바다』등이 있다.

수상 : 2011년 이상문학상, 2007년 가톨릭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1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작가 소개 출처: 알라딘 북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8277974&start=pcsearch_auto

 

봉순이 언니 | 공지영

공지영 대표작. 1998년 「동아일보」 연재 때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장편소설로, 2017년 지금까지 16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이다. 다양한 계층의 독자에게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이 새로

www.aladin.co.kr

 

봉순이 언니에 어울리는 노래로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선곡했다. 봉순이의 입장이 아닌 짱아의 입장에서 부르는 노래다. 짱아라면, 그녀를 이렇게 추억하며 노래할 것 같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HCjr0F_tzq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