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ay's (E)vent 이벤트, 특별한 경험

E012. Trinity Church

TMLove 2026. 5. 6. 12:58

 

로어 맨해튼 파이넌셜 디스트릭트(Financial District)에 위치해 있는 뉴욕시의 대표 랜드마크인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에 다녀왔다. 1696년에 처음 건축되었다가 뉴욕시 대화재로 소실되었고,  1790년에 건축된 두 번째 교회는 폭설로 인한 건물 붕괴 위험으로 철거되었다고 한다. 1846년에 세 번째로 완공된 지금의 트리니티 교회는 18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Trinity Church

 

Trinity Church

Trinity Church Wall Street is a growing and inclusive Episcopal parish, guided by our core values: faith, integrity, inclusiveness, compassion, social justice, and stewardship.

trinitychurchnyc.org

 

1869년까지 미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트리니티 교회는 이제 맨해튼의 수많은 고층 건물의 틈새에 숨어 있었다. 멀리서 신경 쓰지 않고 걷다가는 쉬이 놓쳐 버릴 수도 있을 만큼의 높이를 가진 건물이 되었다.

 

 

 

차가 다니지 않는 월 스트리트를 걸어 올라가면 트리니티 교회를 만나게 된다. 언덕에 위치한 교회를 향하는 길은 산티아고 성지순례길을 걷듯 숭고함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성지순례길들을 걸어보지는 않아서 비교에 비약이 있긴 하지만, 어쨌튼 교회가 가까워지는 것을 바라보며 걸으면 맥박이 빨라지고 흥분 상태가 된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교회 건물은 뭔가 성스러움이 배어 있어 보인다. 바라만 보아도 성지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옛 성당이나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장엄한 스테인드 글래스와 파이프 오르간은 반갑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방문객들은 많지 않았다.  보통 유명한 대성당이나 교회는 방문객들에게 입장료를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양초값을 받는 헌금함이 있다거나, 기프트숍을 운영한다. 재정이 어려워진 교회 살림을 위한 것이겠지만, 그래서 관광명소로 변모한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여긴 가방 검색만을 할 뿐 별다른 것이 없었다. 마그넷 같은 것이라도 판매할 줄 알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소개 책자도 없었다. 관광객 모드로 사진 몇 장만 담아 오려고 들린 장소였는데, 그런 마음가짐이 부끄러워졌다. 벤치에 앉아 눈을 감아 보았다. 아무것도 없었기에 기도하기 좋은 장소였다. 기도를 드렸다. 전쟁이 어서 끝나기를. 더 이상 인명 피해가 없기를.

 

자리에서 일어나 둘러보고 걸어 나왔다. 그리고 한참 걷고 난 뒤에야 생각났다. 파이프 오르간 사진을 안 찍었다!

다음에 또 들리기 위해 핑계거리를 남겨둔 것 같았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