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 8

G022. Leonard Cohen on a wire - Philippe Girard

캐나다 퀘벡 출신의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필립 지라르 Philippe Girard가 2021년 출간한 레너드 코헨의 전기 [Leonard Cohen on a Wire]를 읽었다. 근래에 읽은 대부분의 그래픽 노블이 캐나다 출신의 아티스트들에 의해 그려졌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캐나다는 그래픽 노블의 르네상스를 이끄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의 전설적인 시인, 소설가, 가수인 레너드 코헨의 생애를 다룬 그래픽 노블이다. 죽음 직전에 과거를 플래시백하는 구조로 써내려간 그래픽 전기이다. 매 챕터마다 방바닥에 쓰러진 채 죽음을 기다리며 독백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다음 회상 장면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주요 회상 장면은 그의 유년기와 더불어 문학 활동 시기와 음악계 데뷔, 재도약, ..

P020. 내 머릿속에서 추출한 사소한 목록들 - 오두섭

...일단 제쳐두고 구덩이 하나 파놓는다 어딘가 내 길이 끝나는 곳 내 삶을 모두 묻어버리고도 휑하니 비워 있을 구멍 난 저 허공에서 울음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을지라도-[허공을 팠다] 부분 발췌 올해부터는 가능한 한 매월 두 권의 시집을 읽어 보기로 했다. 원래의 취지는 매달 한 권의 시집을 붙잡고 읽고 또 읽으며 되새기겠다는 것이었는데, 좀 변질되었다. 읽기도 하겠지만, 많이 쓰려고 해서 약간 방향성을 틀었다. 그래서 3월에 한 권 더, 시인동네 시인선 150번째, 오두섭 시인의 [내 머릿속에서 추출한 사소한 목록들]을 읽었다. 2021년 초판 1쇄본이었다. 제목을 읽고 들은 첫 선입견은 '요즘 MZ 세대들'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었다. 긴 제목도, 내용도 참 MZ스럽다고. 이 깜찍하고 호기심을 동..

B019. 사양 -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사양]을 읽었다. 출판사 인디북에서 나온 2003년 9월 초판 1쇄본이었다. 현재 이 책은 단종되었으나 다른 출판사들을 통해 다양한 번역본이 현재 판매되고 있다. 내가 읽은 인디북 출판사의 [사양] 책에는 삽화가 있었다. 매 페이지 하단에는 아이콘 같은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책은 마치 청소년도 아닌 초등학생들을 위한 동화책 같은 느낌이었다. [우동 한 그릇]이나 [하치 이야기]와 같은 류의 일본의 감성 동화 같았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같은 고전을 초등학생이 읽기 쉽게 풀이한 것 같았다. 제목도 사양. 부제는 "삶의 고즈넉함". 난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사양 [辭讓] '겸손하여 응하지 않거나 받지 않음'인 줄 알았다. 혹시 일본판 [월든]인 건가? 예전에 다자이..

G021. Cormac McCarthy's The Road 더 로드- Manu Larcenet

코맥 매카시의 대표작, 더 로드를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시킨 Manu Larcenet의 작품을 읽었다. 코맥 매카시 사후에 발매된 2024년 초판이었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 더 로드는 두 말할 필요 없는 명작이다. 2006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퓰리처상을 수상하였고, 21세기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평가된다. 번역 작품을 읽고 감동을 받아 원서를 구입했고,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번역판과 원서를 연달아 구입했었다. 후에 더 로드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지만, 아직 보지 않았다. 원작에서 받은 인상을 망쳐 놓을까 봐 그랬다. 그런 작품들이 몇 있다. 한국 작품에서만 보아도, [고령화 가족]이나 [7년의 밤] 같은 영화들이 그랬다.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파반느] 영화도 고민스럽다. 재미있게 보이지만,..

P019.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한강

아프다가 담 밑에서 하얀 돌을 보았다. 오래 때가 묻은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아직 다 둥글어지지 않은 돌 좋겠다 너는, 생명이 없어서...-[조용한 날들] 부분 발췌 2026년 3월은 한강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에서 출간하는 438번째 시인선으로 2018년 1월, 무려 초판 19쇄본이었다. 심지어 그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 훨씬 이전이었다. 구입한 뒤 읽지 않고, 책장에 시집을 꽂아 두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다. 왜 구입했는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계절이 몇 번 더 지나면 완전히 왜곡된 추억을 생성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강'이란 이름은 사실 쉽게 잊혀질 수 없는 작명이다. 작가의 이름은 2005년 이상문학상 대상작인 ..

B018.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었다. 현대문학에서 출판된 2009년 2월 초판 10쇄본이었다. 마리암은 소파에 누워 무릎 사이에 손을 넣고 눈발이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나나는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었다. 그 모든 한숨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작은 눈송이로 나뉘어 아래에 있는 사람들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거라고 했었다. -125p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머니 나나와 함께 오두막에서 살던 사생아 마리암은 열다섯 번째 생일날 세 명의 부인을 둔 친아버지 잘릴의 집을 찾아간다. 밤새 집 앞에서 기다렸으나 체면과 평판 때문에 그녀를 집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진실로 그녀를 사랑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

G020. The Mare 더 마레 by Seth Christian Martel

Seth Christian Martel의 The Mare 마레를 읽었다. 2023년 초판이다. 독자의 대상은 10-12학년인 Young Adult 청소년 그래픽 노블이다. 주인공인 인디고가 겪는 가정사와 초자연적 공포가 교차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혼 후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버지와 수면 부족으로 인해, 지각을 자주 하고 일에 집중하지 못해 직장에서 쫓겨난 주인공인 파란색 머리의 인디고는 불안한 상태이다. 가위에 눌려서 잠을 잘 못 자는데 밤마다 어떤 초자연적 존재에게 괴롭힘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친구 Kasia는 수면 마비는 피해자의 에너지를 빼앗는 억울한 영혼 The Mare 더 마레 때문이라고 했다. 인디고는 그 원인이 마레 때문인지 자신의 스트레스나 착각 때문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

P018.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별이 모래언덕에 스치운다 나그네 하나 그곳에 닿기 전에 생을 마친다 -[이월] 전문 2026년 2월에는 류시화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읽었다. 푸른숲에서 출판된 1991년 9월 초판 19쇄본이었다.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나였다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새에 대해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나는 두려웠다다시는 묻지 말자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저 세월들을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새는 날아가면서뒤돌아보는 법이 없다고개를 꺽고 뒤돌아보는 새는이미 죽은 새다-[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전문 한국 시집 출..